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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

곤 포르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더 나아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빈곤 포르노 문제는 미디어가 주체이기 때문에 미디어가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코 풀 수 없는 문제이다. 빈곤 포르노 해결의 최우선 과제는 바람직한 광고를 만드는 것이다. 빈곤 포르노가 잘못된 광고의 유형 중 하나인 만큼 빈곤 포르노를 해결하는 것은 광고를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Best. Africa for Norway

(The Golden Radiator 수상)

Worst. Child fund

(The Rusty-Radiator 수상)

위 두 광고는 매년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The Radi–AID Awards> 광고제에서 각각 ‘The Golden Radiator’와 ‘The Rusty-Radiator’ 상을 수상했다. 바람직한 모금 방송이나 캠페인은 ‘The Golden Radiator’상을, 그 반대의 경우 ‘The Rusty Radiator’상을 수상한다. 두상 모두 전 세계 네티즌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앵커 2

미디어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빈곤 포르노는 해결될 수 없다. 미디어와 피후원인 모두를 위한 확실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특히 가장 취약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광고 제작 과정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은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국제 개발협력민간협의회에서 제작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은 미디어가 피후원지 아동에 대한 내용을 보도할 때 언론인 및 보도 관련 담당자들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공통된 원칙을 담았다. 다만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가 없어 제작자들 스스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아동을 넘어 피후원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이 제작되어야 한다.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는 모금 방송인 광고만을 통해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

모금 활동은 광고나 방송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존재하는 만큼 우리는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시도해야 한다. ‘소통’이 키워드가 되는 현대 사회에서 비교적 일방적인 광고가 아닌 ‘나눔이 일상화’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점은 광고든 다른 방법이든 자극적인 소재로 감성적 접근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관심만이 그들의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우리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후원은 난민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동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제작자도 수용자도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책임의식을 부담함으로써 위협 기법을 사용한 후원 독려가 아닌 후원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접근하여야 한다.

 

이러한 ‘능동성’에 초점 두고, 광고 모금 활동이 아닌 다른 방안으로 접근한 여러 사례를 찾아보았다.

앵커 3

광고 이외의 사례로는 소액 대출 플랫폼 '키바'가 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키바’를 창립한 제시카 재클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돈을 주기만 했을 뿐 그들의 목표나 의지를 들어본 적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사업에 믿음과 지지를 보여준다면 빈부 격차를 감소시킬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키바’는 기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네티즌들이 사람들의 사업 계획서를 직접 보고 기부 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으며 돈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은 사업의 진행 과정을 공유하고 소통하게 된다. 후원자와 피후원자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했고, 이러한 구조는더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그 결과 키바는 5년간 7700억 원, 200 여개의 나라에 160만 명 이상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 진정한 후원의 성과를 도출했다.

제시카 재클리 '키바' 창립자

내일의 커피
내일의 커피
유니세프
푸른동산보호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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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

<내일의 커피>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밝은 내일을 만들어 나간다”라는 의미로 국내에 거주하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전문 바리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커피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로 동정심을 유발하여 모금 활동하는 빈곤포르노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난민들의 능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난민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대학로 내일의 커피

​문준석 내일의 커피 대표

<내일의 커피> 대표 문준석씨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난민을 ‘구호대상’이 아닌 ‘친구’로 느끼고 그들의 재능과 매력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카페를 시작하였다. 카페 운영을 통해 그는 우리가 난민들에게 씐 편견을 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난민들이 우리 대한민국 사회를 보는 편견을 깰 수 있었다고 하였다. 대체로 대한민국에서 난민들은 좋은 일자리보다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그렇기에 그들이 마주하는 대한민국은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배제되어 살아가는 삶이다.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따뜻함보다는 무관심이나 냉담함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일의 커피>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한국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사회에 대해 더욱 이해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내일의 커피>는 우리가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난민들도 우리를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동등한 위치를 제공한다.

 

결국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 인터뷰 영상

인터뷰를 통해 문준석 대표가 느끼는 빈곤포르노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빈곤포르노를 포함한 모든 모금 방송은 좋은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다. 기부 자체는 좋다.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후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난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것이 정말로 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지금의 빈곤포르노는 오히려 난민들이 자립할 수 없게끔 한다. 모든 면에는 장단점이 있다지만 빈곤포르노는 그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에 기여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앵커 5

기술이 발달한 만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현대 기술의 발전과 모금 활동이 접목된 좋은 예시가 있다. 바로 ‘품격 있는 캠페인’이라는 구호 아래 진행된 유니세프의 VR 난민체험행사이다.

VR 체험이 가지는 가장 큰 의의는 영상 내 난민들이 수동적인 존재로만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쪽방 프로그램은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에 초점을 맞춰 후원자들의 도움에 의존적인 그들의 모습을 부각한다. 그러나 VR 체험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난민들이 스스로 살아가고 배우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의 후원금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모습 역시 담아냈다.

유니세프 VR체험 사진

또한, VR이라는 기술을 통해 체험자들에게 난민들이 먼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느낌을 주었다. 위와 같은 VR 체험 콘텐츠는 후원금 사용 현황의 공개와 난민들의 능동적 의지가 결합한 형태로써 후원자들의 자발적 기부 욕구를 일으킨다. 유니세프 행사 1팀의 박민환 씨는 “현재 모금 후원행사는 이전의 동정심만을 유발하는 캠페인과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크게는 모금액뿐만 아니라 후원과 단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라고 전하였다.

박인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홍보팀 인터뷰 영상

앵커 6

김호열 푸른동산보호작업장 원장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푸른동산작업장은 발달지체장애인들의 능동적인 직업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들의 사회 활동, 일반인과 정상적인 생활을 통해 능동성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동산교회 발달장애부서 푸른동산작업장의 책임자인 김호열 원장은 시설의 설립 이유에 대해서 “장애인들의 좀 더 나은 일자리, 일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시설이 만들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들이 임가공 등의 단순노동의 일들만 제공하는데 직업재활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고 장애인들이 경제적인 자력을 달성하기 또한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를 실현하고자 베이커리와 카페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푸른동산작업장에 속한 큰숲베이커리는 장애인들이 직업 교육에서 가장 많이 교육을 받고 선호도 역시 가장 높은 제빵과 커피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제과점을 통해 꿈을 실현하는 장을 만들었다. 시설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장애인들을 직접 교육하고 고용한다는 의미를 넘어서는 동시에 그들이 노동의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보증의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때문에 큰숲베이커리에서 일한 장애인들을 큰숲베이커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폭넓게 이직이 가능하다.

전지훈 큰숲베이커리 직원

​때문에 푸른동산작업장은 표면적이거나 일회성의 성격을 지닌 도움이 아닌 장애인이 능동적으로 본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 의미 있는 시설로써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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